저자 최종길은 이 책을 내면서 두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시각과 언어로 일본을 연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방 이후 한일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65년 체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한일관계를 재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책에서는 전후 일본의 진보진영이 진척시켜 온 전쟁책임론을 3가지 층위로 나누어 비판적으로 재론하였다. 즉, 일본은 역사인식의 논의구조를 ‘전쟁책임론’에서 벗어나 ‘식민지 지배책임론’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식민지 지배책임’이란 서양의 근대화과정에서 발생한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건설과 운영에 관련된 일체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칭한다. 따라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책임’이란 일본이 근대화 과정에서 타이완과 조선을 식민지로, 중국을 반식민지로 만들고 이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일으킨 일체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