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 세계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론과 내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에게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자각하고 향유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미 우리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우주와 자연의 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시편들은 너무도 익숙하면서 낯설다. 너무도 익숙한 것은 가장 본래적인 자신의 삶을 반사시켜주기 때문이고, 낯선 것은 대부분의 시인들의 경우처럼 불안, 갈등, 절망을 시적 밑그림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시 세계는 대부분의 경우처럼 타인이 가진 것에서 자신의 결핍을 찾아내기보다 자신이 가진 것에서 절대적 기쁨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인식은 세상을 또한 예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질투는 천 개의 눈으로도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사랑은 한 개의 눈으로 천 가지를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과연 그의 시 세계는 세상의 참모습을 다양하게 직시하고 깨워내는 언어를 우리에게 은총처럼 선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