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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는 안미자입니다 : 홍혜문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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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_종합자료실
813.7-홍94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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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0000060606 김화_종합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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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자유로운 물의 말을 담아내는 그릇’인 홍혜문 작가의 첫 소설집 2006년 「고통」으로 『경남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2016년 「손」으로 『문학나무』 신인상을 받았고, 2020년 「해저터널」로 제6회 창원문학상을 수상하였던 홍혜문 작가가 등단 16년 만에 첫 소설집 『나는 안미자입니다』를 출간했다. 홍혜문 소설의 서술자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의 여행자들이다. 서술자는 이야기꾼-페넬로페의 옷을 빌려 입고 시간의 기원을 찾아 머나먼 과거로 돌아가는가 하면, 욕망으로 들끓은 현재의 공간에 머물러 존재의 우울한 내면을 열어 보이기도 하고, 또 그 존재들이 맞이할 파국적 순간 앞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고독한 방안에서 끊임없이 천을 짰다가 풀어내는 페넬로페처럼, 끝없이 이야기를 직조해내는 그녀의 이야기꾼들은 막막한 현실의 어둠 속에 환한 물/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헛되고도 아름다운 노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가 직조해낸 이야기를 다 읽/듣고 나니 쓸쓸함과 동시에 한기가 엄습해온다. 그러나 그 한편에서 뜨거운 열기가 훅, 끼쳐온다. 아무래도 홍혜문은 차가운 시선과 뜨거운 가슴을 가진 작가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홍혜문의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물’은 현실의 압력과 치유의 힘이란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다. 나를 둘러싼 환경의 압박, 조여든다. 숨이 막힌다. 「해저터널」에서 물 한 방울은 터널을 붕괴시킬 만큼의 위력을 지녔다. 「트임벨」에서 병에 갇힌 물은 제 안에서 얼어터지기 직전이며, 화자는 마지막에 자신을 풀어주듯 욕조에 맥주를 들이붓는다. 물이 주는 자유로움은 감정의 해방이며 갇힌 말을 풀어주는 것과 통한다. 표제작 「나는 안미자입니다」의 화자는 애타게 말하기를 원했다. “누구하고라도 얘기를 좀 해보”기를 갈망했다. 하지만 누구도 화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말이 막히자 화자는 요강을 던지며 고함을 친다.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는 순간, 마음을 옥죄던 것들이 풀려나온다. 혼자서 터져버리지 않기 위해, 외따로 쓸쓸히 죽지 않기 위해 타인에게로 흐르는 물길을 내고자 한다. 물은 생명체의 삶을 지탱하는 근간이다. 사람이란 알고 보면, 물주머니와 다를 바 없다. 생명체는 물에서 생겨났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살게 하는 물, 홍혜문의 소설은 그 ‘따뜻하고 자유로운 물의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홍혜문의 소설집 『나는 안미자입니다』는 삶과 씨름하는 인물들을 담아낸다. 막다른 골목에서 놓인 인물의 상황을 성실한 묘사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인물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묘파한다. 소설의 미덕인 사실성은 인물의 직업이나 하는 일, 그들이 놓인 낯선 세계를 그려내는 솜씨에서 확보된다. 해저터널을 뚫는 남자, 화가, 조각가, 전화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을 하는 남자, 일러스트 작가, 광고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여 현실감을 확보한다. 또한 인물들이 종사하는 직업들은 주로 ‘만드는 것’이란 공통분모를 지닌다. 창작의 난관은 삶의 궁지와 맞물리며 문제의 해결 국면은 창작의 성취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인물의 상황을 적절한 비유나 소재로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면도 돋보인다. 냉동실에서 얼어가는 맥주, 바다 밑 해저터널, 진흙에 뿌리박은 수초, 골방에 갇혀 이름을 빼앗긴 여자, 봄을 뜻하는 새 ‘바하아’, 쑥범벅, 포클레인의 ‘버킷’ 등 다채롭고 신선한 소재로 분위기를 형성하고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응결시킨다. 게다가 홍혜문의 소설은 인물이 놓인 상황을 드러내며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라는 문제로 요약된다. 진단과 처방으로 갈음해도 무방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누구나 붙들고 있는 힘겨운 화두와 씨름한다. 소설 속 인물은 우리만큼 고민하며 우리처럼 몸부림친다. 우리 대신 삶을 앓는 사람들의 투병기를 통해, 우리는 생의 면역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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