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황보윤의 첫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을 읽다가 불현듯 한국 소설의 고전적 스승인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를 떠올린다. 한국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로 인해 순수한 이상주의자든 실리적 현실주의자든 할 것 없이, 온통 기울기가 심한 비탈에서 허우적대는 형국일 수밖에 없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 표제가 상당 부분 암시하는 것처럼 비탈에 선 인간 존재론의 이야기, 인간 관계가 배려와 공감 혹은 이해와 감사의 지평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상처와 독선 내지 만인 대 만인의 투쟁관계로 점철되었을 때의 비극성을 환기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존재의 위기론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21세기 황보윤의 소설 또한 그와 같은 비탈의 존재론을 성찰하게 하기 때문이다.
비탈 선 사회 풍경에 대한 우회적 비판의 담론!황보윤의 첫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 2006년 동서커피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2009년 대전일보와 전북일보 등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고 전북해양문학상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온 저자의 이번 소설집은 비탈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