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저자는,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술의 기술적 고립이라는 근본적 결함과 활판술에 대한 알파벳의 문자체계적 부적합성과 장애물 성격을 입증하고 이것을 유럽 책값의 400년 장기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밝혀낼 것이다! 또한 태종 6년 이후 60년간 발행된 조선 금속활자 인쇄의 책종이 구텐베르크 이후 60년간 출판된 유럽 각국 평균 활인본 책종보다 6배 많다는 사실史實을 이 책 ‘부록’의 조선의 활인본 리스트 「1406년부터 1466년까지 60년간 조선의 활인본 서책목록」(60년간 2117종 발행)으로 제시함으로써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지각효과로 입증한다! 또한 우리는 유럽 전역에서 서점의 수적 부족과 부실한 구비 상태, 대중적 독서수요의 항구적 미충족 상태에 기인한 책쾌冊儈(책 행상인)와 세책점貰冊店의 ‘지나치게’ 오랜, 그리고 ‘지나치게’ 광범한 확산이라는 유럽제국의 ‘궁상맞은’ 독서 문화 등을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낙후성을 나타내는 궁극적 표징 또는 증좌로 입증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텐베르크 혁명이란 것은 일어나지 않았고 출판혁명은 오히려 조선에서(만) 일어났다”는 필자의 핵심테제 중 하나에 심혈을 쏟아 이 테제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명제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필자는 이 한 권의 책으로 동서세계의 지성인들을 장님으로 만든 그 다져지고 다져진 신화적 이데올로기들이 눈 녹듯 완전히 해소되고 한국 금속활자의 세계사적 문명화 역할에 대한 필자의 주장이 이의 없이 세계적으로 받아지리라는 헛꿈을 꾸지 않는다. 서양에는, 아니 우리나라에도 스스로 깨치는 ‘자명自明’의 지모智謀가 모자라면서도 엇나가고 싶어 하는 성정은 강하고 진리추구보다 패싸움과 우김질에 열 올리는 호전적 학자들도 많고 많지 않은가!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책이 세계적으로 금속활자 분야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나아가 이 책의 테제들이 모든 사려깊은 독자들에게 ‘진리’를 전하는 책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