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가꾸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나눠주는 식물 육아 일기 《식물일기》는 조경학을 전공한 평범한 주부가 인도네시아에서 식물을 키우며 아이와 함께 길고 긴 팬데믹 기간의 실내 생활을 이겨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숲 체험과 환경교육에 관심이 많은 저자이기에 단순히 식물을 잘 키우는 비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담고 있다. 아이와 함께 식물을 이용한 다채로운 미술 놀이와 산책을 자주 하고, 불편한 자연에서 여러 밤을 지내며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잘 자라는 것은 식물 뿐만 아니라 아이도 그렇다고 알려준다. 저자는 식물을 키우며 자주 웃었다고 말한다. 이 소박하고 단정한 식물 일기를 읽은 모든 이들에게 초록빛 여유와 수고로운 느림을 선사하는 웃음이다.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죽일까 봐 망설였던 이들에게 생산적인 실패를 권하는 책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자연처럼 많이 죽여봐야 잘 키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