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 이하 ‘모마’라 통칭)이 창립 이래 소장해온 사진 가운데 196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의 사진을 엄선하여 담았다. 지금까지 모마의 사진 출간물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고,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소장품 전체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모마 포토그래피: 1960-Now>는 시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사진을 선보이며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제시하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 책은 모마가 소장한 모든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모마 소장품 중 뛰어난 작품을 골라내어 사진의 역사를 생생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널리 알려진 유명한 사진과 더불어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모마의 수석 큐레이터인 쿠엔틴 바작이 서론에서 썼듯이, 이는 모마의 다변화된 소장품 정책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사진을 한데 모으는 일은, 음악 모음집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인 측면 또한 포함하게 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미술관의 지휘 아래 사진집을 출판하는 경우, 다양한 사진을 포괄하는 백과사전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매력도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사진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다시 발견하는 기쁨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가장 민주적인 예술 매체의 발전을 새롭게 만나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사진을 잘 모르는 이에게도 한눈에 사진사를 훑어볼 기회를 주는 이 책은 모마 소장 사진을 보여주는 첫 번째 책 그 이상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