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을 막는 것도 산불로 타 버린 숲을 가꾸는 것도 우리의 책임 숲에는 온갖 생명이 흘러넘쳐요. 이름 모를 풀꽃부터 높다란 가지를 뻗은 나무들, 잎사귀들 사이에 촘촘히 거미줄을 치는 거미, 낙엽 더미에 도토리를 부지런히 숨기는 다람쥐, 나무를 쪼아 대는 딱따구리, 오솔길을 뒤뚱뒤뚱 걸어가는 아기 곰과 어미 곰까지. 이런 숲에 산불이 일어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아마도 시뻘건 불꽃이 나무와 풀과 꽃을 남김없이 태울 거예요. 동물들은 넘실대는 잿더미에 밀려 숲 바깥으로 내쳐질 거고요. 불길이 내뿜는 잿빛 연기는 하늘을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일 거예요. 산불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가기에 인간들이 사는 곳도 산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어요.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요. 하지만 숲은 풀과 나무를 다시 기르고 동물들을 불러 모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숲이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신체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자연과 공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이 책은 숲을 낯설어하던 소년이 숲과 마주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고 산불에 타 버린 숲이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결하지만 여운이 있는 글과 따스함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그림으로 담아냈어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왜 우리가 자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