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서로’가 태어났다는 말을 듣고 / 사흘 동안 농사일, 쉬기로 했다 / 산밭에 괭이질을 하다 / 지렁이 한 마리라도 찍으면 마음이 짠하니까 / 삼 주 동안 좋아하던 술도 끊기로 했다 / 나도 모르게 쓸데없는 말을 해서 /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면 안 되니까 / 석 달 동안 채식을 하기로 했다 / 손자 서로가 살아갈 세상이 / 조금 더 맑아질 테니까” 이 이상 더 무슨 말로 오늘, 여기, 지금, 우리의 미래와 현실을 말한단 말인가. 김용택 시인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시를 쓰는 시인이리라. 눈이 잘 안 보이는 며느리를 얻으며 쓴 시 16편은 가슴에 저몄다. 최고의 산문시였다. 단숨에 다 읽고 곁에 두었다. 최성현 농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