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영 시인의 첫 시조집 『막사발을 읽다』는 상처와 결핍에서 역으로 발견한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송가영 시인이 창조하는 시편들은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충돌로 단절된, 스스로 닫아버린 마음의 빗장을 풀고 소통을 재개하기 위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상처받은 영혼, 아픔과 슬픔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을 통해 자아에 대한 성찰과 희망의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집은 산수자연과 따뜻한 인정, 안온한 행복감을 노래한 낭만적인 서정시집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이 녹아있는 고뇌의 일기장이자 굴곡진 삶의 이력서이며, 관조자의 위치에서 돌아보는 자전적 회고록이라 할 수 있다. 고희를 훌쩍 넘긴 시인이 일흔 해 넘게 외롭게 싸워온 삶의 흔적, 그 속에서 캐낸 시적 깨달음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