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도 없던 옛날에는 무더운 더위를 어떻게 이겼을까요? 『더위야 썩 물렀거라』는 자연을 이용하여 지혜롭게 더위를 쫓았던 우리 조상들의 여름 나기 비법을 담은 그림책이다. 체면과 체통을 중시하며 여름을 나는 양반 김 생원과 체면보다는 몸이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고 싶은 마당쇠 길동이의 여름 나기 대결이펼쳐진다. 김생원은 정신을 맑게 하고 수양하는 수반(석창포), 탁족 등 선비답게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양반들의 비법을 알려준다. 반면, 길동이는 시원한 물에서 첨벙첨벙 노는 천렵이나 쏟아지는 폭포에 몸을 맡기는 서민들만의 비법을 알려준다. 사람들의 삶을 딱딱한 정보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해 아이들이 그 시대의 삶을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역사적인 상상력까지 맘껏 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