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의 사상이 식자층의 머리와 글을 통해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면, 서경덕 이야기는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왔다. 정작 서경덕 자신은 은거하다시피 살았던 인물이지만 그의 이야기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되고 윤색되었다. 20세기 초에 들어 고전 소설의 형태로 이야기가 모이기도 했고, 현대에 들어서도 소설의 주인공 혹은 문학적 모티브로 살아있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지를 살피면 백성들에게 서경덕이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혹은 서경덕에 빗댄 백성들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 엮어보았다. 서경덕 이야기의 대체를 보고자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에서 출간한 연강학술도서 한국고전문학전집의 《서화담전》을 현대 언어로 각색하여 보았다.